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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05 드라마바이블 성경묵상 1일차 [200일 과정]

 

시편 1

사무엘상 1-4

마태복음 1-2

시편 99

 

 오늘부터 교회 공동체 차원으로 성경 묵상을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다. 그 틀은 드라마 바이블 어플의 활용이었고, 눈으로 읽는 것에 더하여 귀로도 읽는 성경 묵상의 형태였다. 감각 기관의 다중적 활용은 우리를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있지만, 때론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부분도 있는 것을 느꼈다. 성경을 읽는데 배경음이 너무 또렷하게 들린다. 성경 저자의 언어가 연기자의 그것이다보니 정말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분명 나는 성경을 읽고, 듣고 있는데 무언가 한발짝 뒤로 물러선 느낌이랄까. 쇼파에 앉아 편하게 무언가를 시청하는 기분인 것 같기도 하다. 이전의 나는 성경을 읽으며 마음이 가는 부분을 내 목소리로 소리내며 내 호흡대로 따라 읽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읽지 않아도 자동으로 읽어주니 이게 참 편하면서도 어색하다. 새로운 묵상의 방법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오늘 읽는 이 성경은 우리에게 친숙한 구절이며, 또 예수드림캠프에 참석한 우리 교인들에게도 익숙한 성경의 권들이었다. 하지만 성경이 그렇듯, 읽을 때마다 늘 새롭다. 으레 모든 미디어나 컨텐츠, 작품들은 내가 이미 알고 있으면 그것은 굉장히 진부하고 낡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성경은 다르다. 나는 이미 이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들을 때마다 새롭다. 수천 년의 역사를 품었고 여러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던 성경은 오늘 나에게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이 또한 즐겁다. 성경은 누가 뭐래도 최고의 책이며 컨텐츠이자 역사이며 우리들의 삶의 기준이니까. 어떤 형태로든 성경과 접할 수 있다면 늘 환영이다.

 

 시편 1편의 내용에서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라는 구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 중 하나이다. 여기서의 묵상은 히브리어로 "하가"라는 단어를 쓰는데, 이 묵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묵상의 형태와는 사뭇 다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묵상의 모습은 굉장히 정적이며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히브리어에서 묵상을 뜻하는 이 하가라는 단어는 이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 뜻은 "읊조리다", 또는 "되새기다" 이런 뜻이 있다. 이스라엘인에게 묵상은, 아침이든 저녁이든 내가 어디에 있든 하나님의 말씀을 계속 읊조리고, 되새기고, 자신의 입으로 중얼중얼 거리는 것이다. 나에겐 너무도 달랐던 묵상의 개념에 대하여 원어적인 의미를 알고 나서, 나는 성경을 내 입으로 소리내서 읽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내 입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나면 다시 한 번 그 말씀이 나에게 다가오게 된다. 드라마바이블로 듣기만 하는 것에 지나지 않고 또 그것을 내 목소리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대인들의 문화 중에 아주 재밌는 것이 있다. 유대 공동체 아이들은 나이가 차면 "미쯔바"라는 성인식을 하는데, 그때 아이들은 모세오경을 달달 외워야한다. 외우지 않으면 성인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성경이란 삶의 근간이 되며, 성인으로 자립하는 과정의 중심에 있었다. 나도 앞으로 성경을 정말 말 그대로 달달 외워 정말 온전한 성인으로 거듭나고, 또 말씀을 함께 나누는 것에 부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