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거짓말을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철저히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미동도 없이 표정에 드러나지 않게 하며 태연히 다른 감정을 연기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산전수전을 겪은 어른이 아이보다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물음이 생긴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면 그 이전에 자신의 감정이 어떠한지 스스로 자세히 알고있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오히려 아이야말로 거짓말을 더 잘하는 듯하다.


아이는 선악의 구별이 없다.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지, 어느 것을 행해야하고 어느 것을 행하면 안되는 것인지 구별을 할 선험적 지식이 내재되어 있지 않다. 교육의 부재인지 나이가 어린 탓인지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물론 우습게도 나이 먹은 성인도 교육의 부재 탓인지 도덕성과 양심의 부재인 사람의 경우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고는 죄책감이란걸 느끼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성인과 아이의 거짓말에는 결과적으로 다른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판단력이다. 성인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고 있음에도 태연자약하게 거짓을 하는 반면에, 아이는 무엇이 잘못된 지 모른채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거짓말을 주로 한다. 그렇기에 성인은 고의적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과 결부되는 반면에 아이는 비고의적이라는 큰 차이가 생기게 된다.


거짓말이 고의적이든 비고의적이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이든 그것이 아니듯, 사람은 되도록이면 진실을 말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아주 가끔 타인을 위한 거짓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의사가 당장 한달 후에 죽을 사람에게 한달의 시한부 생을 직접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 사람은 진실되게 살아야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양심의 가책을 기어이 참아내고 타인에게 태연하게 상처를 주는 행위가 어찌 쉬울까. 그로 인해 어긋나는 감정과 타인의 시선 또한 어찌 감당하려고 사람은 거짓을 말하는가. 나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다.